동선이 문제였나…측면에서 벗어나자 살아난 손흥민

입력
2023.01.05 15:36
수정
2023.01.05 15:36


손흥민(31·토트넘)이 살아났다. 그의 발목을 잡던 측면에서 벗어나니 지독한 골 가뭄도 끝났다.

손흥민은 5일 영국 런던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9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리그 4호골을 터뜨리며 크리스털 팰리스를 상대로 4-0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 손흥민은 토트넘이 3-0으로 앞선 후반 27분 해리 케인이 뒤에서 보낸 로빙 패스가 상대 수비수 몸에 맞고 떨어진 것을 잡아 치고 들어간 뒤 왼발로 마무리했다.

손흥민이 EPL에서 득점을 신고한 것은 지난해 9월 레스터시티전 해트트릭 이후 처음이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EPL 16경기를 뛰면서 4골 2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직전 시즌 아시아 최초의 EPL 득점왕(23골·9도움)에 올랐던 그로선 믿기지 않는 부진이다.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고 있는 그는 답답한 나머지 지난 1일 애스턴 빌라전에서 마스크를 집어던지기도 했다.

손흥민이 부진에 빠진 것은 안와골절 부상과 과도한 출전 등도 영향을 미쳤지만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측면 수비수 이반 페리시치와 불협화음이 주된 요인으로 지목됐다. 페리시치의 공격적인 성향 문제로 왼쪽 측면에서 활동 범위가 겹쳐 침투하거나 돌파해야 할 공간이 줄었다는 얘기다.

이날 경기를 제외하면 손흥민이 득점을 기록한 경기에선 페리시치가 결장하는 우연 아닌 우연도 있었다.

결국, 안토니오 콘테 감독도 고민 끝에 전술에 칼을 댔다. 평소 3-4-3 포메이션을 선호하던 그가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선 3-4-2-1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준 것이다. 특히 손흥민의 동선을 왼쪽 측면으로 제한하지 않았다. 실제로 손흥민의 볼 터치 장소를 비교해보면 크리스털 팰리스전은 프리롤에 가까울 정도로 전역을 누볐다.



그 효과는 득점 장면을 제외한 경기 내용에서도 잘 드러났다. 손흥민이 중앙으로 이동할 때마다 경기가 손쉽게 풀렸다. 후반 22분 단짝인 케인이 찔러준 공을 받은 뒤 질주해 페널티지역에서 슈팅을 시도한 것이 대표적이다. 1분 뒤에는 케인에서 건네받은 공을 맷 도허티에게 연결해 추가골로 이어졌다. EPL 규정상 공식 어시스트로 기록되지 않은 게 아쉬울 따름이다.

측면에서 벗어난 손흥민의 긍정적인 변화는 통계에서도 확인됐다. 스포츠통계업체 ‘옵타’에 따르면 손흥민은 이날 볼터치(58회)와 돌파 시도(6회)에서 모두 이번 시즌 최다를 기록했다. 이전 경기까지 볼터치와 돌파 시도가 각 경기당 평균 41회와 1.95회에 그쳤다는 점에서 큰 차이다.

다만 손흥민은 동선 변화 외에도 한 가지 숙제는 확인했다. 공격수는 골대에 더 가까울 때 위협적인데, 페널티지역 볼터치가 3회로 이번 시즌 평균 3.48회보다 적었다. 손흥민이 최고의 기량을 자랑했던 2021~2022 시즌(4.68회)을 고려할 때 측면을 벗어나는 것을 넘어 조금 더 위로 올라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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