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순위 신화’ 29세 재일교포, 충격의 방출 소식…두산은 왜 재계약을 포기했나

입력
2022.12.02 03:40
[OSEN=이후광 기자] 올 시즌 한때 두산 베어스의 주전 우익수 자리를 꿰찼던 안권수(29)가 두산 보류선수 명단에서 전격 제외됐다.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지난 1일 KBO가 발표한 2023 보류선수 제외 선수 명단에 따르면 두산은 투수 현도훈 임창민 윤명준 이현승 스탁, 포수 최용제, 내야수 오재원 페르난데스, 외야수 안권수 등 총 9명이 이름을 올렸다. 그 중 이현승 오재원은 은퇴, 임창민 윤명준 최용제 현도훈 스탁 페르난데스는 방출이 결정된 터라 명단에 포함되는 게 당연했다. 그러나 안권수는 올 시즌 빼어난 활약으로 내년 시즌 기대감을 높였다. 명단 포함이 의아했다.

안권수는 재일교포 3세 출신 야구선수다. 일본 와세다 대학을 졸업한 그는 일본 독립리그, 실업리그서 야구를 하다가 ‘할아버지의 나라’에서 프로의 꿈을 이루고자 2019년 8월 개최된 2020 KBO 신인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오디션을 봤다. 그리고 신인드래프트서 10라운드 전체 99순위로 두산 지명을 받으며 목표를 달성했다.

입단 후 2년 동안 교체 자원이었던 안권수는 두산 3년차인 올해 마침내 76경기 타율 2할9푼7리 20타점으로 잠재력을 터트렸다. 특유의 주루 센스와 악바리 근성을 앞세워 한때 정수빈, 김인태를 밀어내고 베어스의 리드오프 및 주전 유격수를 꿰찼다. 새롭게 출범한 이승엽호에서도 그는 우익수 경쟁의 선두주자로 꼽혔다.

그런 안권수가 왜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됐을까. 가장 큰 문제는 병역이다. 재일교포 병역법에 의해 안권수는 최대 내년까지 KBO리그에서 뛸 수 있다. 그 이후 현역을 연장할 경우 군에 입대해야 한다. 두산 관계자는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재일교포는 국내 체류 시 병역과 관련해 특정 일수가 정해져 있다. 원래는 작년을 마지막으로 봤는데 병무청 확인 결과 비시즌마다 일본에 간 일수가 빠져서 최대 내년까지 뛸 수 있다는 답을 들었다”라고 전했다.

두산은 이에 최근 안권수와 직접 면담을 갖고 보류선수 제외에 합의했다. 현재보다 미래를 내다보며 아쉽지만 결별을 택했다. 위의 관계자는 “팀 내 외야 유망주가 많다. 미래를 봤을 때 1년을 뛰고 돌아가야 하는 선수보다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이런 부분을 안권수에게 직접 이야기했고, 선수도 납득을 했다”라고 말했다.

자유계약선수가 된 안권수의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다. 1년 동안 뛸 다른 KBO리그 구단을 찾거나 일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물론 1년을 뛰고 입대해 병역 의무를 이행한 뒤 KBO리그에 복귀하는 선택지도 존재하지만 2024년이면 31살이 되는 안권수라 현실성이 떨어진다.

아울러 안권수는 최근 아이가 태어나며 일본에서 아내가 홀로 육아를 도맡고 있다. 이에 가족들 또한 선수 생활보다 가정에 전념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안권수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남은 건 안권수 본인의 선택이다. 1년 현역 연장과 은퇴 사이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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